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증가하는 데다 집값 하락이 겹치면서 ‘입주권 프리미엄’ 가치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입주·분양권은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만큼 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입주·분양권 거래량은 작년 말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작년 8월 0건이던 거래량은 같은 해 9월 3건, 10월 4건, 11월 5건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작년 12월 17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거래량(16건)만 보면 작년 한해 서울 입주·분양권 물량(79건)의 20%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거래량 상당수가 강남권에 몰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체 거래량 17건 중 11건(65%)이, 지난달에는 16건 중 10건(63%)이 강남구에서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강남 입주 물량 증가로 프리미엄이 떨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강남구에는 이번 달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 오는 5월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1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분양권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면적 84㎡는 2021년 당시 최고가 2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22억9500만원으로 최저가 거래됐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지난달 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가 발표되기 전부터 입주권 거래가 늘어난 것을 보면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의 매입이 많다는 것”이라며 “강남권은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데 공급 증가로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서울 내 다른 지역에서도 프리미엄이 떨어진 단지를 중심으로 입주권이 팔리고 있다. ‘준강남’으로 평가 받던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28일 11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준공 5년 차 롯데캐슬에듀포레 같은 평형 실거래가격 11억400만원보다 낮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