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도 ‘역대급 돈잔치’…임금·성과급 전년 대비 확대
입력 2023.02.19 10:27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체결한 2022년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인상률이나 성과급 지급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 은행의 성과급이나 임금 규모 역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늦게 2022년 임단협 협상을 진행한 우리은행은 최근 성과급을 제외한 대부분 사항에 합의했다. 임금인상률은 기본급 기준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높아졌다. 직원 사기 진작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17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꿀머니 200만포인트를 지급했다.
다만 성과급의 경우 200%대 후반에 잠정 합의했지만, 아직 확정 짓지는 못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정돼야 성과급 지급률이 결정되는 만큼 정확한 규모는 3월 예정된 주총에서 결산이 이뤄진 뒤 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을 확정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일반직 임금상승률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3%로 높였으며, 사무직은 3.2%로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임금인상률 역시 일반직(2.4%→3%)과 리테일 서비스·사무직(3.6%→4%) 모두 높아졌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의 임금인상률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상승했다.
대부분 은행의 성과급 지급률 역시 인상 폭이 커졌다. 하나은행은 2022년 임단협을 통해 이익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다. 2021년 임단협에서 기본급의 300%를 지급했던 것보다 50%포인트(p)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 361%(현금 300%·우리사주 61%)를, NH농협은행은 기본급 400%를 각각 책정했다. 각각 전년에 기본급의 300%(현금 250%·우리사주 50%)와 350%를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급률이 대폭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임단협에서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전년에는 기본금의 300%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 은행의 성과급 지급률이 대폭 상승하면서 전체 지급 규모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모두 1조3823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올해 성과급 지급 규모는 1조4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을 가파르게 올리고 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 규모 역시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급여나 복리후생비 총액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대 은행이 판매관리비 중 급여 항목으로 지급한 총액은 8조7103억원으로 전년(8조2167억원) 대비 6% 급증했다. 판매관리비 중 급여 항목은 법정퇴직금과 희망퇴직금, 복리후생비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급여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지급한 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2021년 급여총액이 2조1657억원으로 전년(2조1467억원) 대비 0.9%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조5724억원에서 1조6461억원으로 4.7%, 우리은행은 1조6674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5.6%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2020년 1조2797억원과 1조5503억원에서 2021년 1조5173억원과 1조6205억원으로 18.6%와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1인당 급여 지급액은 KB국민은행 1억2500만원, 우리은행 1억2300만원, 하나은행 1억1900만원, 신한은행 1억1600만원, NH농협은행 1억원 등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이 모두 높아진 만큼 지난해 은행권 급여총액은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기준 임직원 1인당 급여액은 1억원에 육박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9400만이었고 우리은행 8600만원, 신한은행 8200만원, 농협은행 7200만원 등이다.
은행권은 급여 외에도 연간 수백만원의 복리후생비를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대 은행의 복리후생비 지급 규모는 4036억원으로 전년(3699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임직원 1인당으로 따져보면 신한은행이 75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702만원), 하나(610만원), KB국민(543만원), 우리(78만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