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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까지 폭우
기상청은 13일까지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강약을 반복하는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3일 예보했다. 이날 저녁부터 4일 오전 사이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은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1일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경기 안성(379.0㎜), 여주(353.5㎜), 서울 도봉(237.5㎜) 등엔 2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중부지역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3~5일 사흘간 500㎜ 이상의 폭우가 더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 강도가 시간당 5㎜ 미만으로 일시적으로 약해지는 곳도 있겠지만, 강약을 반복하며 비가 이어질 것”이라며 “적어도 5일까지는 비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장마가 길어지는 것은 장마철 막바지에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한 영향이 크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하구핏이 우리나라를 직접 지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압계 배치에 영향을 끼쳐 장마전선을 더 활발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구핏은 4일 저녁 9시 중국 상하이 서남서쪽 약 260㎞ 부근에서 소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전선에서 발달한 비구름대는 현재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충남 중부 등에 있다. 이 비구름대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의 예측대로 13일까지 장마가 이어지면 올해 중부지방 장마기간은 2013년(49일) 기록을 넘어 51일로 역대 최장이 된다. 평년 장마기간(32일)보다 2주 이상 길다.
인명 피해에 도로 통제까지
이번 집중호우로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 강원을 중심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부터 3일 오후 7시30분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2명, 실종 13명, 부상 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가평에서는 토사가 쏟아져 내려 펜션을 덮쳤다. 무너진 건물은 펜션의 관리동 건물로, 건물 안에 있던 펜션 주인 A씨와 그의 딸, 손자가 사망했다. 관리동과 떨어져 있는 숙소동에서 머물던 투숙객들은 무사히 대피했다.
소방당국의 인명구조 활동으로 구조·대피한 인원은 1127명이다. 3일 오후 7시30분을 기준으로 사유시설 1158건, 공공시설 1273건 등 총 2431건의 시설 피해가 보고됐다. 도로와 철도 곳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엔 충북선과 태백선 철도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동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등 도로 곳곳의 교통도 막혔다. 잠수교는 2일부터 이틀째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행정안전부는 2일 오후 3시부터 가장 높은 수위 대응 단계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를 가동했다. 풍수해 위기경보는 3일 오후 6시부터 ‘심각’단계로 격상됐다. 기상청은 “수도권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100~600㎜의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불어나 있고 지반도 매우 약해진 상태”라며 “산사태와 축대 붕괴, 지하차도, 저지대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