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위험한 고혈압 중환자된 지구
지구 생명유지시스템의 손상이 심각해 인류의 안전한 활동 영역에서 벗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9개 환경기준인 ‘지구위험한계선(Planetary Boundaries)’ 중 6개가 인간이 초래한 오염과 자연파괴로 깨진 상태로 나타났다.
기준을 넘어버린 6개 기준은 ▲생물권 보전 ▲토지 사용 ▲기후변화 ▲담수 사용 ▲질소와 인의 흐름 ▲합성 오염물질이다.
연구팀은 이중 건강한 생태계 기능을 포함하는 생물권 보전 항목은 이미 19세기에 기준선을 넘었고 토지 사용 항목은 지난 세기에 이미 깨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 생물학적 기준에 해당하는 4개 항목은 이미 고위험 수준이거나 고위험에 근접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연구팀은 대기오염과 해양 산성화 항목 기준도 깨지기 직전이지만 오존 파괴를 불러온 해로운 화학물질 퇴출 노력의 영향으로 대기 오존 항목만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코펜하겐대학의 카서린 리차드손 교수는 지구상에서 지난 1만년 동안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이런 환경이 유지될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리차드손 교수는 또 지금의 지구는 위중한 고혈압 환자와 같은 상태라면서 심장마비가 임박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심장마비 위험이 매우 커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2천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 처음으로 지구위험한계선 9개 항목 전부를 평가한 것으로 지구 전체에 대한 첫 번째 과학적 건강검진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앞서 지구위원회도 지난 5월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환경의 8개 지표 중 7개가 이미 '위험 구역'으로 들어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위원회는 기후, 대기오염, 비료 남용에 따른 수질 오염, 지하수, 담수, 미개발 자연환경, 전반적인 자연·인공 환경 등에서 8가지 지표를 설정해 그 정도를 조사했더니 대기오염을 제외하고 모두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경기일보 김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