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30분쯤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1t 트럭이 농협 조합장 선거 투표를 기다리던 조합원 20명을 덮쳐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119구급대원들이 응급 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사망 3명, 중상 5명, 경상 12명…"모두 50대 이상"
전북 순창군에서 트럭 한 대가 농협 조합장 선거 투표를 기다리던 조합원 수십 명을 덮쳐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A씨(74)가 몰던 1t 트럭이 수십 명을 추돌했다. 구림농협에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위해 조합원들이 줄을 서서 투표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20명이 다쳤고, 이 중 B씨(78)·C씨(75)·D씨(여·80) 등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이 확인한 피해자는 사망 3명, 중상 5명, 경상 12명이다. 나이대는 50대 3명, 60대 3명, 70대 10명, 80대 3명, 90대 1명이다.
8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면 보건지소 인근에서 조석범 순창보건의료원장이 투표장 피해자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창보건의료원장 "고령이라 중상자 많아"
사고 현장에 현장 대응단 45명과 구급차 15대를 보낸 소방당국은 오전 10시47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전주병원과 전남대병원·순창보건의료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조석범 순창보건의료원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을 통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분이 치료를 받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며 "(부상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중상자가 많이 발생했고,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경찰에서 "'악' 비명이 나 둘러보니 수십 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농협 조합장 선거 관련 투표 인파가 운집한 상태에서 트럭이 돌진해 피해가 컸다"고 했다.
8일 오전 10시30분쯤 전북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1t 트럭이 조합장 투표를 기다리던 인파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뉴스1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조합장 선거와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까지 경찰은 트럭 운전자 조작 미숙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구림농협 조합원인 A씨는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치고 200m가량 떨어진 농협 자재창고에서 사료를 구입한 직후 사고를 냈다. A씨가 몰던 트럭은 농협 내 투표소에 입장하기 위해 한 줄로 서서 기다리던 조합원 20여 명을 향해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대부분이 트럭에 치였고, 일부는 트럭 밑에 깔렸다고 한다. A씨 트럭은 투표소 입구에 설치된 차양 기둥을 들이받고 바로 앞 인도까지 달린 뒤에야 멈췄다는 게 주민 설명이다.
음주 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료를 싣고 나오던 트럭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착각했다'고 한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림농협 조합장 선거엔 이두용 현 조합장이 불출마한 가운데 박영상 구림농협 조합원과 김순용 전 구림농협 전무가 출마했다. 조합원은 1300여 명이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사고로 1시간가량 중단됐던 투표는 현장 수습 후 오전 11시35분부터 재개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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