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할아버지가 있어. 이를 어째.”
6일 오후 9시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농가주택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앞서 화재 현장에 도착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은 집 안에 있던 할머니를
부축해서 밖으로 대피시켰다.
할머니의 다급한 목소리에 성공일(30) 소방사는 망설임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릴 때부터 소방관이 꿈이었던 성 소방사는 모 대학의 소방방재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소방관 시험에 응시했지만 3번을 낙방했다.
4번 도전끝에 합격한 그는 지난해 5월 소방사로 임관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화재 현장을 찾았지만 이날은 그 어느 현장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목조로 지어진 주택이어서 불길은 삽시간에 집안 구석구석으로 퍼졌고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동료 소방관들은 연신 물을 뿌리며 진압에 나섰지만 선뜻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성 소방사는 안에 있던 할어버지 옆에서 발견됐다.
동료 소방관들은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두 사람 모두 끝내 회생하지 못했다.
불길 속을 향하던 거침없던 발걸음은 그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