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아 건강이 좋지 않으면 뇌 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프리엔 리비에 미국 예일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박사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 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2014~2021년 뇌졸중을 겪은 성인 약 4만 명(평균연령 57세)의 유전자 검사와 MRI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 가운데 치아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와 연관된 105개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을 선별했다. MRI 뇌 영상 자료를 통해 뇌 백질 변성(white matter hyper intensities)과 뇌 미세구조 손상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충치가 잘 생기거나 치아가 잘 빠지고 틀니를 자주 하게 되는 유전적 소지를 지닌 사람은 뇌 건강 저하 징후(백질 변성)가 나타날 위험이 2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회색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뇌 백질 변성은 뇌경색 환자의 뇌 영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상 소견으로, 뇌 용적이 줄어들거나 대뇌피질 위축이 동반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강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뇌의 미세구조 역시 손상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구강 건강 악화가 신체에 저강도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을 유발하는데, 이 염증은 혈관 내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 대부분은 유럽계 백인이다. 이에 여러 인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조지프 브로더릭 신시내티 대학 의대 신경·재활의학과 교수는 "유전적 표지보다는 흡연, 당뇨병 같은 다른 위험요인이 구강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8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는 미국 뇌졸중 협회(American Stroke Association)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