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0대 여성 살해 3인조, 결국 '돈' 때문이었나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의 한 주택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인조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주거지 비밀번호 사전 인지, 폐쇄회로(CC)TV 회피 등이 확인돼 계획 범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B(50대)씨와 그의 아내 C(40대·여)씨, D(50대)씨가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제주시 오라동 소재 공동주택에 침입해 둔기로 A(50대·여)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폐쇄회로CC(TV) 등에는 이날 오후 1시께 B씨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A씨 자택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2~3시간 집 안에 숨어있던 B씨는 A씨가 귀가하자 둔기를 이용해 A씨를 살해했다. 범행에 소요된 시간은 10분 안팎이다.
현장을 빠져나온 B씨는 택시를 타고 해안도로로 갔다가 또다시 택시를 타고 인적이 많은 시장 등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근처에서 차량 대기 중인 C씨와 함께 제주항으로 이동, 여객선을 타고 타 지역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B씨 행동과 관련,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경남 양산에서 생활하는 B씨 부부는 피해자 A씨와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나타났다. 이들 부부는 제주도까지 와서 알지도 못하는 A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전 연인이자 B씨의 고향 선배인 D씨가 이 사건에 깊이 관여된 것으로 보고 있다. D씨가 지난 8월 A씨와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인 것이 확인됐다. B씨에게 A씨 자택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도 D씨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 전 주택 비밀번호가 공유된 점, 택시와 차량을 타고 다니며 수사에 혼선을 가한 점 등을 토대로 금전 갈등으로 불만을 품은 D씨가 B씨 부부를 사주해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며 "피의자들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사전 범행 공모 여부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범행 이틀 만에 모두 붙잡혔다. 지난 17일 A씨 가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19일 경남 양산에서 B씨 부부를, 제주시 모처에서 C씨를 잇따라 검거했다. B씨 부부는 20일 오전 제주동부서로 압송됐다. B씨는 이날 "살인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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